번외② 수면 영양제를 먹기 좋은 시간은 따로 있을까
잠이 잘 오지 않으면 대부분 어떤 영양제를 먹을지부터 고민한다.
그런데 막상 성분을 고르고 나면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긴다.
"언제 먹는 게 제일 좋을까?"
생각보다 중요한 질문이다. 같은 성분이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기대하는 효과를 더 잘 끌어낼 수도 있고, 반대로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몇 분 차이까지 정확하게 맞출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성분마다 작용하는 방식이 다른 만큼, 그 특성에 맞춰 복용하는 편이 같은 영양제를 먹더라도 훨씬 효과를 보기 좋다고 생각한다.
먼저 바꿔야 하는 시간은 영양제를 먹는 시간이 아니다
수면 영양제를 복용할 때 내가 가장 먼저 조정하고 싶은 시간은 영양제가 아니라 카페인이다.
카페인의 반감기는 평균적으로 5~7시간 정도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간에서 카페인을 분해하는 속도가 느린 사람은 반감기가 9시간 이상까지 길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연구에서는 잠들기 6시간 전에 섭취한 카페인도 총 수면 시간을 약 1시간 줄이고, 잠드는 시간은 더 길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래서 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잠들기 최소 8시간 전부터는 카페인을 끊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오 이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영양제를 하나 더 먹는 것보다 커피 한 잔을 덜 마시는 편이 효과가 더 큰 경우도 적지 않다.
멜라토닌은 잠들기 30분에서 1시간 전
멜라토닌은 수면제가 아니라 생체시계에 '이제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이다.
그래서 너무 일찍 먹기보다 잠들기 30분에서 1시간 전을 기준으로 복용하는 편이 가장 무난하다.
다만 한 가지는 꼭 기억했으면 한다.
멜라토닌을 먹고도 스마트폰을 계속 보거나 밝은 조명 아래에 오래 있으면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밝은 빛은 우리 몸이 아직 낮이라고 인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을 복용했다면 가능한 한 조명을 낮추고, 스마트폰도 잠시 내려놓는 편을 권하고 싶다.
몸과 뇌가 "이제 잘 시간"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환경까지 함께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테아닌은 잠들기 약 1시간 전
테아닌은 잠을 강제로 재우는 성분이라기보다 과도한 흥분 신호를 완충해 정신적인 소음을 줄여주는 성분이다.
복용 후 약 30~60분 사이에 뇌에서 휴식 신호인 알파파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잠들기 약 1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를 보기 좋다고 생각한다.
수면제처럼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은 아니기 때문에, 평소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이라면 낮과 저녁으로 나누어 복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잠들기 어려워 이 글을 찾아왔다면, 우선은 잠들기 약 1시간 전에 한 번 복용하는 방식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마그네슘은 저녁 식사 후가 가장 무난하다
마그네슘은 제형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저녁 식사 후를 가장 먼저 권하고 싶다.
산화마그네슘처럼 위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제형은 식후가 조금 더 편하고 위장 부담도 적은 경우가 많다.
글리시네이트 같은 킬레이트 제형은 식후와 취침 전 모두 크게 무리가 없는 편이지만, 굳이 복잡하게 나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칼슘이나 비타민 B가 함께 들어 있는 복합제라면 저녁보다는 다른 시간대가 더 적합한 경우도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먹는 것이다.
락티움은 시간을 맞추기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
락티움은 복용 시간을 몇 시로 맞추는 것보다 꾸준히 복용하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한 성분이다.
즉각 잠이 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에 걸쳐 몸의 긴장 반응이 시나브로 안정되는 것을 기대하는 성분에 가깝다.
실제 연구에서도 락티움은 한 번 복용했을 때보다 2~4주 정도 꾸준히 복용했을 때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된 경우가 많았다.
락티움을 복용하는 것은 스트레스로 무뎌진 브레이크를 조금씩 다시 길들이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낮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우리 몸은 긴장한 상태가 오래 유지된다.
문제는 밤이 되어 쉬어야 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그 브레이크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잠은 들어도 깊게 자지 못하고 자꾸 깬다면 내 몸의 브레이크가 무뎌진 상태일 수도 있다.
락티움은 브레이크를 강제로 밟아 차를 세우는 성분이 아니다.
대신 스트레스로 무뎌진 브레이크가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금씩 균형을 되찾는 방향으로 도움을 준다.
마모된 브레이크를 한 번 손봤다고 바로 새것처럼 변하지 않듯, 락티움도 꾸준히 복용하면서 몸이 긴장을 푸는 리듬을 되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락티움을 복용할 때도 시간을 맞추기보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꾸준히 먹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새벽에 잠에서 깼다면 다시 먹어야 할까
새벽에 눈을 떴다고 멜라토닌을 한 번 더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음 날 아침까지 영향이 이어져 머리가 무겁거나 졸음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테아닌이나 마그네슘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새벽마다 반복해서 깨는 상황이라면 영양제를 추가하는 것보다 왜 계속 깨는지 원인을 다시 확인하는 편이 먼저다.
잠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계속 깨는 사람이라면, 멜라토닌보다 마그네슘이나 락티움처럼 수면 유지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편이 더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키는 기준은 단순하다
복용 시간을 너무 복잡하게 외울 필요는 없다.
- 커피는 정오 이후에는 마시지 않는다.
- 멜라토닌은 잠들기 30분에서 1시간 전에 먹는다.
- 테아닌은 잠들기 약 1시간 전에 먹는다.
- 마그네슘은 저녁 식사 후 먹는다.
- 락티움은 시간을 맞추기보다 꾸준히 먹는다.
이 정도만 지켜도 불필요한 시행착오는 꽤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양제는 시간을 맞추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몸이 잠들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보조 수단이다.
그래서 나는 복용 시간을 맞추는 것보다, 매일 같은 생활 리듬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면 영양제를 먹기 좋은 시간대를 정리해봤다면, 다음은 복용 중인 약이 있을 때 어떻게 타이밍을 조절해야 할지도 살펴봐야 한다.
복용하고 있는 약의 성분과 성격에 따라 함께 복용되도 되는 경우도 있고, 간격을 두고 복용하거나 함께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