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유산균은 정말 효과가 있는걸까
이 글의 핵심
- 질 유산균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 질염은 왜 자꾸 재발할까?
- 왜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까?
- 제품은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질 유산균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핵심 ↩
질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먹는 사람이 많다.
특히 질염이 자주 재발하는 사람이라면 "질 유산균을 꾸준히 먹어 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있고, 반대로 "효과는 크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을 것이다.
같은 질 유산균인데도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니,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질 유산균은 질염을 치료하는 약이라기보다, 치료 후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보조적인 선택지에 더 가깝다.
즉, 이미 생긴 질염을 유산균만으로 치료하기는 어렵다. 다만 질염이 반복해서 재발하는 사람에서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질염은 왜 자꾸 재발할까 핵심 ↩
질 유산균이 오랫동안 연구된 가장 큰 이유는 질염이 생각보다 재발이 잦은 질환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균성 질염은 치료 후에도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질염을 일으키는 일부 유해균은 바이오필름(Biofilm)이라는 보호막을 만들어 항생제 치료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증상은 좋아졌지만 남아 있던 균이 다시 증식하면서 질염이 재발하기도 한다.
질내 환경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건강한 질에서는 락토바실러스 같은 유익균이 우세한 상태를 유지하며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이런 균형이 회복되지 않으면 유해균이 다시 늘어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여기에 호르몬 변화나 과도한 질 세척처럼 질내 환경을 흔드는 여러 요인까지 더해지면 재발 위험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유익균이 다시 자리 잡도록 도와 재발을 줄일 수 있는지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왜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까 핵심 ↩
질 유산균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같은 질문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의사는 "질염을 치료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다른 의사는 "재발을 줄일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이야기한다.
치료와 재발 예방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래서 같은 연구를 보고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또 하나는 질염이라고 모두 같은 질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균성 질염과 칸디다 질염은 원인도 다르고 치료법도 다르다.
따라서 유산균이 기대되는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더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먹는 유산균이 정말 질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연구된 일부 균주는 장을 통과한 뒤 회음부를 거쳐 질 안에 일시적으로 자리 잡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다만 이런 능력이 확인된 것은 GR-1 균주(Lacticaseibacillus rhamnosus GR-1)와
RC-14 균주(Limosilactobacillus reuteri RC-14)처럼 일부 특화 균주에 한정된다.
또 이렇게 정착한 균도 영구적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복용을 중단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의 질내 미생물 환경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어떤 질염에서 도움이 될까?
현재까지 가장 근거가 많이 축적된 분야는 세균성 질염(Bacterial Vaginosis, BV)이다.
유산균만으로 세균성 질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항생제 치료 후 재발을 줄이는 데는 비교적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칸디다 질염도 비슷하다.
유산균이 칸디다를 직접 없애지는 못하지만, 항진균제 치료와 함께 사용할 경우 재발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다만 세균성 질염보다 근거는 조금 더 제한적이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질환 | 연구 근거 | 유산균의 역할 |
| 세균성 질염(BV) | ★★★★☆ | 항생제 치료 후 재발 예방 |
| 칸디다 질염 | ★★★☆☆ | 재발 예방 가능성 |
| 건강한 여성의 예방 | ★★☆☆☆ | 근거 부족 |
※ 연구 근거의 별점은 현재까지 축적된 임상 근거의 양과 일관성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용 표시이다.
어떤 유산균이 많이 연구되었을까?
질 건강 분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균주는 GR-1과 RC-14다.
두 균주는 함께 사용된 연구가 많으며, 세균성 질염의 재발 예방에서 가장 많은 임상 근거가 축적되어 있다.
이 밖에도 HN001 균주(Lacticaseibacillus Rhamnosus HN001)1), La-14 균주(Lactobacillus Acidophilus La-14)1)처럼 여성 건강을 대상으로 연구된 균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반면 CTV-05 균주(Lactobacillus crispatus CTV-05)는 질내 정상 세균총 회복을 목표로 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주로 질에 직접 사용하는 제형을 중심으로 연구되었다. 따라서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경구용 제품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Lactobacillus gasseri*와 *Lactobacillus jensenii 역시 건강한 질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유익균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특정 균주 수준의 임상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GR-1이나 RC-14처럼 먼저 추천되는 단계는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질 유산균'이라는 이름보다 어떤 균주를 사용했는가다.
1) HN001과 La-14는 원료사에 따라 GHN001, GLA-14로 표기되기도 한다.
제품은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핵심 ↩
제품을 고를 때는 광고 문구보다 균주 코드명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GR-1, RC-14, HN001, La-14처럼 알파벳과 숫자가 함께 적혀 있다면 임상 연구가 축적된 균주를 사용했다는 의미다.
반대로 "여성 유산균", "질 유래 유산균" 같은 표현만 강조하면서 균주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제품이라면 한 번 더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또 하나 확인하면 좋은 것이 '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표시다.
국내에서 이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은 사용된 균주와 기능성을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광고 문구보다 성분표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질 유산균이 가장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질염이 반복해서 재발하는 사람이다.
현재까지의 연구도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 효과를 평가했다.
반대로 질염이 의심된다면 먼저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까지의 근거로는 유산균만으로 질염을 치료하기는 어렵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질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는 근거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질 유산균 역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건강식품이라기보다, 재발 위험이 높은 사람에서 고려할 수 있는 보조적인 선택지에 더 가깝다.
정리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질 유산균은 질염을 치료하기 위한 제품이라기보다, 치료 후 재발을 줄이기 위한 보조적인 선택지에 더 가깝다.
특히 세균성 질염에서는 비교적 일관된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지만, 모든 질염에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품을 고를 때는 '여성 유산균'이라는 이름보다 어떤 균주를 사용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GR-1, RC-14처럼 임상 근거가 축적된 균주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좋다.
유산균은 질염을 치료하는 만능 치료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하나의 선택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구강 유산균 섭취가 꼭 필요한지 알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