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유산균은 꼭 먹어야 할까
이 글의 핵심
- 구강 유산균은 꼭 먹어야 할까?
- 유산균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 많이 연구된 균주는 무엇일까?
- 제품을 고를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언제 어떻게 섭취해야 가장 효과가 좋을까
구강 유산균은 꼭 먹어야 할까 핵심 ↩
입냄새나 잇몸 건강 때문에 구강 유산균을 찾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는 약국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오랄 프로바이오틱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같은 제품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 누구나 먹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는 않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구강 유산균은 칫솔질이나 스케일링을 대신하는 제품이 아니라, 일부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조적인 선택지에 가깝다.
특히 만성 구취나 치은염처럼 일부 구강 질환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지만, 건강한 사람이 예방 목적으로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치과의사마다 의견이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충치와 잇몸병은 기본적으로 양치와 치실 사용, 스케일링 같은 물리적인 관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유산균을 굳이 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면 반복되는 구취나 잇몸 염증에서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를 근거로 추천하는 치과의사도 있다.
즉, 치료를 대신할 수 있는가와 치료 후 구강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어떤 구강 문제에서 도움이 될까 핵심 ↩
현재까지 가장 근거가 많이 축적된 분야는 만성 구취다.
구취의 가장 흔한 원인은 혀와 치아 주변에 있는 세균이 휘발성 황화합물(VSC)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일부 구강 유산균은 이러한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 입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다만 구취의 원인이 충치나 치주염, 편도결석, 위장 질환이라면 원인 치료가 우선이며, 유산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로 연구가 많은 분야는 치은염이다.
구강 유산균은 치태를 줄이고 잇몸 출혈이나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치석을 제거하거나 진행된 치주염을 치료하는 역할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연구도 스케일링이나 치주 치료와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충치 예방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은 일부 균주에서 가능성이 보고된 수준이며, 불소 사용이나 올바른 양치 습관을 대신할 정도의 근거는 아니다.
| 구강 질환 유형 | 근거 수준 | 유산균의 실질적 역할 |
| 만성 구취 (입냄새) | ★★★★☆ | 구취 유발균 억제 및 황화합물 감소 |
| 치은염 (초기 잇몸 염증) | ★★★★☆ | 치태 축적 감소 및 잇몸 출혈 완화 |
| 충치 예방 | ★★★☆☆ | 초기 소아·교정 환자의 충치균 감소 가능성 |
| 치주염 (심한 잇몸병) | ★★★☆☆ | 치과 표준 치료(스케일링 등) 후 회복 보조 |
| 구강 칸디다증 (진균 감염) | ★★☆☆☆ | 임상 데이터 부족 (근거 제한적) |
※ 별점은 현재까지 축적된 임상 근거의 양과 일관성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참고용 표시이다
어떤 유산균이 많이 연구되었을까 핵심 ↩
구취 분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균주는 K12 균주(Streptococcus salivarius K12)다.
K12는 건강한 사람의 입안에 원래 살고 있는 대표적인 구강 상주 유익균이다. 입안에서 유해균과 경쟁하며 입냄새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억제하는 분야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 있다.
M18 균주(Streptococcus salivarius M18)는 충치와 치태 관리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특히 충치 위험이 높은 어린이나 교정 치료를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다.
잇몸 건강에서는 DSM 17938 균주(Limosilactobacillus reuteri DSM 17938)와 ATCC PTA 5289 균주(Limosilactobacillus reuteri ATCC PTA 5289)가 대표적이다. 치은염과 치주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가장 많은 임상 연구가 이루어졌다.
국내에서는 CMU 균주(Weissella cibaria CMU)를 사용한 제품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국내 연구의 비중이 높으며, 앞서 소개한 균주들만큼 국제적으로 근거가 축적된 단계는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구강 유산균'이라는 이름보다 어떤 균주를 사용했는가다.
제품은 어떻게 고르고 활용하면 좋을까 핵심 ↩
제품을 고를 때는 광고 문구보다 균주 코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K12, M18, DSM 17938처럼 균주 코드가 함께 표시되어 있다면 현재까지 가장 많이 연구된 균주를 사용한 제품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오랄 프로바이오틱스'나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같은 표현만 강조하면서 어떤 균주를 사용했는지 공개하지 않는 제품이라면 바탕이 되는 근거가 어떤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제형도 중요하다. 장 유산균은 살아서 장까지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구강 유산균은 입안에서 충분히 머무르며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구도 캡슐보다 트로키(Lozenge)나 츄어블처럼 입에서 천천히 녹여 먹는 제형으로 진행되었다.
바로 삼키면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구강 유산균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
시판 제품에는 자일리톨이나 아연처럼 구강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함께 배합한 경우도 많다.
이런 성분은 충치균의 산 생성이나 입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구강 유산균 자체의 효과를 기대한다면 먼저 어떤 균주가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강 유산균에서는 수백억 마리의 보장균수보다 임상 연구가 이루어진 균주를 적절한 제형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100억', '500억' 같은 숫자보다 어떤 균주가 들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섭취하기 좋은 시간과 방식이 따로 있을까 핵심 ↩
구강 유산균을 복용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은 양치 후, 취침 전이다. 양치와 치실로 입안을 깨끗하게 청소한 뒤 복용해야 유익균이 점막과 접촉할 시간을 확보하기 쉽고, 잠자는 동안에는 침 분비가 줄어 유익균이 입안에 더 오래 머무르기 쉬운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구강 유산균은 씹어서 바로 삼키기보다 입에서 천천히 녹여 먹는 것이 좋다. 입안 점막과 치아 표면에 유익균이 직접 닿아야 하므로, 트로키(사탕 형태) 제형을 입안에서 천천히 녹여 먹는 것이 좋다. 유익균이 입안에서 작용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복용 후 30분 동안은 물이나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살균 가글을 함께 사용한다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클로르헥시딘 성분이나 일부 강력한 구강청결제는 유해균뿐만 아니라 유익균까지 사멸시키기 때문에 가글 후 충분한 시간 간격을 두고 유산균을 섭취해야 가글 성분이 유익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강 유산균이 기본적인 구강 관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유산균은 양치질이나 스케일링을 대신하는 만능 치료제가 아니라 규칙적인 양치, 치실 사용, 정기적인 치석 제거 등 기본적인 구강 관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보조적인 수단이다.
마지막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균주라 하더라도 면역저하 상태이거나 중증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라면 복용 전에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유익균이라 하더라도 신체의 면역 시스템이 '살아있는 균' 자체를 감당하고 통제할 체력이 없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구강 유산균은 모든 사람이 꼭 먹어야 하는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만성 구취나 치은염처럼 일부 상황에서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정 균주를 중심으로 비교적 일관된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다.
제품을 고를 때는 광고 문구보다 K12, M18처럼 균주 코드가 표시되어 있는지, 그리고 입에서 천천히 녹여 먹는 제형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 유산균이 칫솔질이나 스케일링을 대신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필요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강한 유산균이라는 게 따로 있는지, 장까지 도달할 수 있는 강한 유산균이어야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