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형 세제는 친환경 세제일까
이 글의 핵심
세탁시트는 세탁에 필요한 세정 성분을 얇은 시트에 담아 사용하는 제품이다.
제품이 작고 가볍기 때문에 액상세제와 비교하면 운송해야 할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고, 큰 플라스틱 용기 대신 가벼운 포장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친환경성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시트를 만드는 재료와 실제 세정력, 사용 후 물에 들어가는 성분까지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세탁시트는 포장과 운송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다른 세제보다 친환경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다.
세탁세제를 시트로 만들면 무엇이 달라질까 핵심 ↩
세탁시트는 세정 성분을 얇은 시트에 담아 사용하는 제품이다. 물에 들어가면 시트가 풀리면서 안에 들어 있던 계면활성제와 다른 세정 성분이 세탁수에 퍼진다.
따라서 세탁시트라고 해서 세탁의 기본 원리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계면활성제를 사용한다면 일반적인 세제와 같은 원리로 오염에 작용한다.
달라지는 것은 세제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액상세제는 세정 성분을 액체에 담아 운반하고, 가루세제는 수분이 적은 고체 상태로 운반한다. 세탁시트는 세정 성분을 얇고 가벼운 형태로 만들어 필요한 양만큼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세탁시트의 특징을 살펴볼 때는 먼저 무게와 부피를 얼마나 줄였는지부터 볼 수 있다.
운송 부담을 줄일 가능성 핵심 ↩
액상세제는 세정 성분을 액체 상태로 운반해야 한다.
세탁시트는 수분이 적고 한 번 사용할 양의 무게와 부피를 작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액상세제와 비교하면 같은 횟수의 세탁에 필요한 제품을 더 가볍고 작은 형태로 운송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제품을 장거리로 운송하거나 보관하는 과정에서는 이런 차이가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제품이 가볍다는 사실과 세탁 한 번의 전체 환경부담이 더 작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운송은 세탁의 전체 생애주기 가운데 한 부분이고, 실제 환경부담에는 제품 생산과 포장, 사용량, 세탁 온도와 세정 성능 등도 영향을 준다.
또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장점이 시트형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가루세제와 타블렛처럼 수분이 적거나 농축된 제형도 운송해야 할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세탁시트의 운송상 장점은 ‘시트라서 무조건 친환경적이다’라기보다, 작고 가벼운 고농축 제형이 가질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플라스틱 용기를 줄일 수 있다 핵심 ↩
세탁시트는 제품 자체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액상세제처럼 큰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종이나 판지처럼 비교적 가벼운 포장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라면 큰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포장의 재질만 보고 전체 환경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세탁시트는 습기로부터 제품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에 따라 코팅이나 별도의 포장재가 사용될 수도 있다. 종이처럼 보이는 포장이라도 실제 재질과 재활용 가능 여부는 제품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 용기가 없다’는 사실은 확인할 만한 장점이지만, 그것만으로 포장 전체가 환경적으로 더 낫다고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
실제로 어떤 포장재를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제품별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여기까지 보면 세탁시트는 작고 가벼운 포장이라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 하지만 시트가 물에 들어간 뒤에는 또 다른 질문이 생긴다.
물에 녹는다고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핵심 ↩
세탁시트에서 자주 논쟁이 되는 부분은 시트를 이루는 재료다.
많은 세탁시트에는 폴리비닐알코올(PVA 또는 PVOH)이라는 물에 녹는 합성 고분자가 사용된다.
여기에서 먼저 구분할 것은 물에 녹는 것과 생분해되는 것은 같은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탁시트가 물에 녹아 눈에 보이지 않게 되더라도, 그것만으로 그 물질이 환경에서 완전히 분해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세탁제품에 사용되는 PVOH가 하수처리 과정에서 분해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도 현재 근거와 맞지 않는다.
세제용 수용성 PVOH를 사용한 OECD 303A 활성슬러지 모사시험에서는 안정화된 구간에서 평균 97.4%의 용존유기탄소(DOC) 제거가 확인됐다.[1]
이 결과는 세제용 PVOH가 적절한 활성슬러지 처리 조건에서 높은 수준으로 제거·분해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다만 이 실험은 실제 도시의 하수처리장을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표준화된 하수처리 모사시험이다. 또한 DOC 제거율은 물속에서 유기탄소가 제거된 정도를 측정한 것이므로, 모든 PVOH가 최종적으로 이산화탄소와 물까지 완전히 분해됐다는 의미와도 같지 않다.
반대 방향의 연구도 있다.
미국의 하수처리 조건과 기존 PVOH 분해 자료를 이용해 배출량을 추정한 연구에서는 상당량의 PVOH가 처리 후 환경으로 배출될 가능성을 제시했다.[2]
하지만 이 연구는 실제 하수처리장의 세제용 PVOH 농도를 직접 측정한 연구가 아니라 기존 자료를 이용한 모델링 연구다. 사용한 PVOH 자료와 실제 세탁제품의 PVOH가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에도 논쟁이 있다.
따라서 현재 근거로는 ‘PVOH는 물에 녹으니 완전히 사라진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반대로 ‘하수처리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세제용 PVOH가 활성슬러지 조건에서 높은 제거율을 보일 수 있다는 직접 실험은 있지만, 실제 하수처리장은 온도와 체류시간, 미생물 조건 등이 서로 다르다.
세탁시트를 평가할 때는 이 불확실성까지 포함해 보는 편이 적절하다.
세탁시트의 세정력은 충분할까 핵심 ↩
환경 부담과 별개로 세탁시트가 실제로 세탁을 잘하는지도 중요하다.
세탁시트 역시 계면활성제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세탁의 기본 원리는 일반 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세정력까지 같다고 볼 수는 없다.
Consumer Reports가 여러 세탁세제를 동일한 얼룩 조건에서 비교한 시험에서는 시트형 세제들이 액상세제나 pod 제품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세정 성능을 보였다.[3]
이 결과를 모든 세탁시트가 항상 세정력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확대할 필요는 없다. 제품마다 계면활성제와 효소, builder 등 처방이 다르고, 세탁물의 오염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시트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세제와 같은 세정력을 낸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차이는 환경성을 판단할 때도 중요하다.
세정력이 부족해 얼룩제거제를 추가하거나 세탁을 다시 해야 한다면 물과 에너지, 추가 세제를 더 사용하게 된다. 반대로 평소 세탁물이 가볍게 오염되어 있고 한 번의 세탁으로 충분하다면 이런 추가 부담은 생기지 않는다.
현재 자료만으로 세탁시트를 사용하면 실제로 재세탁이나 온수 세탁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까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재세탁이 세탁시트의 환경적 장점을 반드시 없앤다고 단정하기보다, 세정 성능도 환경성을 판단하는 조건 가운데 하나로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다.
세탁시트는 어디에서 장점이 있을까 핵심 ↩
세탁시트의 장점은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
제품을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운송해야 할 무게와 부피를 줄일 가능성이 있고, 큰 플라스틱 용기 대신 가벼운 포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반면 이 장점만으로 전체 환경부담이 다른 세제보다 낮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트에 사용되는 PVOH는 표준화된 활성슬러지 조건에서 높은 제거율을 보였지만 실제 하수처리 조건에는 차이가 있다. 세정 성능 역시 제품마다 다르며, 독립시험에서는 액상이나 pod보다 낮은 성능을 보인 시트형 제품들이 있었다.
그리고 운송과 포장을 줄이는 방법이 세탁시트만 있는 것도 아니다. 농축 액상세제나 가루세제처럼 제품의 수분과 포장을 줄인 다른 제형도 비슷한 방향의 장점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세탁시트를 ‘물도 적고 플라스틱 용기도 없으니 가장 친환경적인 세제’라고 단순하게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이렇게 보는 편이 정확하다.
세탁시트는 포장과 운송에서 장점을 가질 수 있는 제형이지만, 실제 세정 성능과 성분, 사용량까지 확인해야 전체 환경성을 비교할 수 있다.
정리
세탁시트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작고 가벼운 형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액상세제보다 운송해야 할 무게와 부피를 줄일 가능성이 있고, 큰 플라스틱 용기 대신 가벼운 포장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고 가볍다는 것과 전체 환경부담이 가장 낮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시트에 사용되는 PVOH는 물에 녹으며, 세제용 PVOH를 이용한 활성슬러지 모사시험에서는 높은 제거율도 확인됐다. 다만 실제 하수처리장의 조건은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환경에서 같은 정도로 처리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세정력도 함께 봐야 한다. 일부 독립시험에서는 시트형 세제가 액상이나 pod 제품보다 낮은 세정 성능을 보였고, 제품마다 성능 차이도 존재한다.
따라서 세탁시트는 환경 부담을 없앤 제품이라기보다, 포장과 운송에서 분명한 장점을 가질 수 있지만 다른 조건까지 함께 비교해야 하는 제형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세탁시트를 선택한다면 ‘플라스틱 프리’나 ‘물에 녹는 친환경 세제’라는 표현만 보기보다는 한 번의 권장량으로 필요한 세정력이 나오는지, 어떤 성분과 포장을 사용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 기준이다.
참고자료
[1]: McDonough K, Hall MJ, Wilcox A. Application of standardized methods to evaluate the environmental safety of polyvinyl alcohol disposed of down the drain. Integrated Environmental Assessment and Management (2024) ↩
[2]: Rolsky C, Kelkar V. Degradation of Polyvinyl Alcohol in US Wastewater Treatment Plants and Subsequent Nationwide Emission Estimate.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2021) ↩
[3]: Consumer Reports. Best and Worst Laundry Detergents From Consumer Reports' Tes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