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때는 왜 찬 음료를 권장할까
이 글의 핵심
- 평소에는 음료의 온도가 건강에 큰 차이를 만들지 않지만, 운동 중에는 몸에서 만들어지는 열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온도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찬 음료는 운동 중 더위를 덜 느끼게 하고 수분 섭취를 돕는다. 특히 더운 환경에서 오래 운동할 때는 체온 관리와 운동 수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그렇다고 모든 운동에서 찬 음료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더위가 운동을 방해하는 상황에서는 찬 음료를 활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편하게 충분히 마실 수 있는 온도를 선택하면 된다.
평소에는 중요하지 않던 온도가 왜 운동할 때는 달라질까?
평소에는 찬 음료와 따뜻한 음료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건강에 큰 차이를 만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하면 한 가지 변수가 더해진다. 바로 몸에서 만들어지는 열이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많은 열이 만들어진다. 몸은 이 열을 피부로 보내고 땀을 증발시키면서 체온을 조절하지만, 운동이 길어지거나 주변의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열을 충분히 내보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때 찬 음료는 두 가지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먼저 차가운 음료가 몸속에 들어오면 체온과 비슷한 온도가 될 때까지 몸의 열을 일부 흡수한다. 특히 더운 환경에서 오래 운동할 때는 이런 작은 차이도 몸에 열이 쌓이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찬 음료의 효과가 실제 체온 변화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차가운 음료가 입과 목을 지나가면 온도를 감지하는 감각신경이 반응한다. 이 때문에 실제 체온이 크게 달라지기 전에도 더위를 덜 느끼고, 같은 강도의 운동을 조금 덜 힘들게 느낄 수 있다.
즉, 찬 음료는 몸에 쌓이는 열뿐 아니라 운동 중 느끼는 더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운동 중에는 찬 음료가 실제로 도움이 될까?
찬 음료의 장점은 체온이나 열감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원한 음료는 운동 중 마시기 편해 자연스럽게 수분을 더 섭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장점이 실제 운동 수행의 차이로도 이어질까?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붙는다. 운동하는 환경이다.
차이가 커지는 것은 주로 더운 환경에서 오랫동안 운동하는 상황이다.
더운 곳에서 장시간 운동하면 몸에 열이 계속 쌓이고, 체온 상승 자체가 운동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찬 음료가 열이 쌓이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더위를 덜 느끼고 같은 강도의 운동도 조금 덜 힘들게 느낄 수 있어, 운동을 더 오래 지속하거나 일정한 강도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선선한 환경이나 냉방이 되는 실내에서는 체온 상승이 운동을 제한하는 주된 요인이 아닐 수 있다. 이때는 찬 음료를 마셔도 운동 수행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한여름에 야외에서 오래 달리거나 자전거를 탄다면 찬 음료를 준비할 이유가 충분하다. 반면 냉방이 되는 실내에서 비교적 짧게 운동한다면 온도까지 신경 쓰기보다 편하게 충분히 마실 수 있는 음료를 준비하는 것이 먼저다.
더운 날에는 운동 전부터 몸을 식히기도 한다
더운 환경에서 오랫동안 운동해야 한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몸을 식히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사전 냉각'이라고 한다.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것도 방법 가운데 하나지만, 연구에서는 얼음 알갱이가 섞인 슬러시 형태의 음료도 자주 사용된다.
얼음이 섞인 음료는 단순히 온도가 낮아서만 몸을 식히는 것이 아니다. 얼음이 물로 녹는 과정에서도 주변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차가운 물보다 몸의 열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실제로 더운 환경에서 지구력 운동을 한 연구에서는 운동 전에 찬 음료나 얼음 슬러시를 섭취했을 때 체온과 열감을 낮추고, 이후 운동 수행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보고됐다.
그렇다고 운동할 때마다 미리 몸을 식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전 냉각은 한여름에 장시간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더위가 운동을 방해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가깝다.
선선한 날씨나 냉방이 되는 실내에서 가볍게 운동한다면 이런 준비까지 할 필요는 크지 않다.
운동 직후 찬물을 마셔도 괜찮을까?
운동으로 몸이 뜨거워진 상태에서 찬물을 마시면 몸이 놀라거나 회복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를 보면 건강한 사람이 운동 직후 찬물을 피해야 할 이유는 없다. 찬물이 운동 후 회복을 방해한다고 보기 어렵고, 몸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을 마실 필요도 없다.
오히려 더운 환경에서 운동했다면 찬 음료가 열감을 줄이고 높아진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아주 차가운 음료를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속이 불편하거나 복부 경련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런 반응에는 음료의 온도뿐 아니라 한 번에 마시는 양과 속도, 개인의 민감성도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
찬물이 불편하다면 굳이 참고 마실 필요는 없다. 온도를 조금 높이거나 한 번에 많은 양을 들이켜기보다 나누어 마시면 된다.
운동 직후 더 중요한 것은 찬물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으로 잃은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땀을 많이 흘렸거나 오랫동안 운동했다면 수분뿐 아니라 잃어버린 전해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리
평소에는 기호에 가까웠던 음료의 온도가 운동 중에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운동을 하면 몸에서 열이 만들어지고, 특히 덥고 습한 환경에서 오래 운동하면 이 열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운동을 지속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찬 음료가 체온을 관리하고 더위를 덜 느끼도록 도우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운동할 때마다 찬 음료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위가 운동을 방해하는 상황에서는 찬 음료를 활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가장 편하게 충분히 마실 수 있는 온도를 선택하면 된다. 운동이 끝난 뒤에도 음료의 온도보다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먼저이고, 땀을 많이 흘렸다면 전해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국 운동할 때 찬 음료가 권장되는 것은 찬 음료 자체가 더 건강해서가 아니다. 운동으로 열이 쌓이는 상황에서 '차가움'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찬 음료를 마셔도 유독 목이나 속이 불편한 사람도 있다.
다음 글에서는 왜 어떤 사람은 찬 음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살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