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부는 지성일까, 건성일까
이 글의 핵심
- 지성·건성·복합성은 피부 전체를 규정하는 고정된 이름이라기보다 평소 반복해서 나타나는 피부의 경향을 표현하는 데 유용하다.
- 피부 타입은 한 번의 테스트로 정하기보다 평소 유분이 어디에 얼마나 올라오는지, 계절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하는 편이 낫다.
- 평소의 피부 경향과 최근 달라진 피부 상태는 같은 것이 아니다. 피지가 많은 피부도 어느 시기에는 건조하거나 예민해질 수 있다.
- 모공이나 여드름처럼 해결하고 싶은 피부 고민 역시 피부 타입과 따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
화장품을 고를 때 왜 피부 타입부터 물을까
화장품을 고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피부 타입을 선택하게 된다. 지성용인지 건성용인지, 때로는 복합성이나 민감성용인지부터 확인한다. 피부 타입을 알려준다는 테스트도 많다.
이런 분류가 아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평소 얼굴 전체에 유분이 쉽게 올라오는 사람과 하루가 지나도 유분이 많지 않은 사람은 분명히 다르다. 코와 이마는 쉽게 번들거리는데 볼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피지 분비에는 유전과 호르몬의 영향이 크고, 얼굴 안에서도 부위에 따라 피지선의 분포가 다르다.
그래서 지성·건성·복합성 같은 이름은 평소 내 피부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표현하는 데 유용하다.
문제는 이 이름 하나로 피부의 모든 모습을 설명하려 할 때 생긴다.
지성이라고 항상 피부가 촉촉한 것은 아니다. 건성 피부에도 여드름이 생길 수 있고,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화장품이 어느 시기에는 갑자기 따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피부과학에서도 피지량과 각질층의 수분 상태, 피부를 통해 빠져나가는 수분의 양처럼 서로 다른 특성을 각각 측정한다. 하나의 피부 타입이 피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러니 지성이나 건성이라는 이름을 버릴 필요는 없다. 대신 그 이름이 어디까지 설명하는지를 알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타입은 평소의 경향에 가깝다
지성 피부라면 평소 피지가 비교적 많이 분비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건성 피부는 피지 분비가 적은 경향을 보이며, 건조함이 나타나기 쉽다.
복합성은 얼굴 전체가 한 가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경우를 표현하기에 편리하다.
얼굴에서도 피지선이 많은 이마와 코 주변의 T존은 볼을 포함한 U존과 피지량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코와 이마는 오후가 되면 번들거리는데 볼에는 유분이 별로 없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여기에 계절과 환경도 영향을 준다. 여름에는 유분이 눈에 띄다가 겨울에는 건조함이 훨씬 두드러질 수도 있다. 온도와 습도가 달라지면 피부에서 측정되는 피지와 수분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피부 타입은 신분증처럼 한 번 정하면 변하지 않는 한 단어라기보다 평소 내 피부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경향을 간단하게 표현한 말로 받아들이는 편이 유용하다.
그렇게 보면 “나는 지성인데 왜 볼은 건조하지?”라는 질문도 이상하지 않다. 얼굴 전체가 반드시 같은 모습을 보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세안하고 한두 시간 기다리면 알 수 있을까
피부 타입을 알아보는 방법을 검색하면 자주 등장하는 테스트가 있다.
세안한 뒤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30분에서 두 시간 정도 기다린다. 얼굴 전체가 번들거리면 지성, 계속 당기면 건성, T존에만 유분이 올라오면 복합성이라고 판단하는 방식이다.
간단하고 그럴듯하지만 이것을 피부 타입을 판정하는 표준적인 검사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부 연구에서도 세안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피지량을 측정하기는 한다. 하지만 온도와 습도를 통제하고 피부를 일정한 조건에 적응시킨 뒤 측정 장비를 사용한다. 집에서 세안한 뒤 거울을 보며 판단하는 것과는 조건이 다르다.
집에서는 사용한 세안제부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평소보다 강하게 세안한 날과 순하게 씻은 날의 느낌이 같지 않고, 한겨울의 건조한 실내와 습한 여름날에도 피부는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한 번의 테스트로 피부 타입을 확정하기보다 평소 반복되는 모습을 관찰하는 편이 실제 피부를 이해하는 데 더 유용하다.
내 피부 타입은 이렇게 관찰해보면 된다
거창한 자가진단은 필요하지 않다.
평소대로 세안하고 평소 사용하던 화장품을 바른 상태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며칠 동안 반복되는 모습을 살펴본다.
오후가 되었을 때 유분이 얼굴 전체에 많이 올라오는지, 주로 코와 이마에 집중되는지, 하루가 지나도 유분이 많지 않은지부터 보면 된다. 화장을 한다면 어느 부위부터 쉽게 무너지거나 들뜨는지도 참고할 수 있다.
계절에 따른 차이도 함께 본다. 여름과 겨울의 모습이 크게 다르다면 그것 역시 내 피부의 특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이름을 하나 고르는 것이 아니다.
평소 어느 부위에 유분이 얼마나 올라오는지, 그리고 그 모습이 계절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 정도를 알고 있으면 내 피부의 기본적인 경향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하다.
‘평소 피부’와 ‘요즘 피부’는 다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구분해두면 이후 피부를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오랫동안 반복된 모습인지, 최근 달라진 것인지다.
몇 년째 오후만 되면 코와 이마에 유분이 올라왔다면 평소 피부의 경향을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반대로 전에는 괜찮았는데 최근 들어 얼굴이 심하게 당긴다면 ‘나는 원래 건성인가?’라고 다시 분류하기 전에 최근 피부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먼저 살펴볼 수 있다.
평소에는 피지가 많은데 요즘 피부가 당길 수도 있다. 원래 자극에 별로 민감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화장품을 바르면 따가울 수도 있다.
이런 변화가 생겼다고 새로운 피부 타입을 하나 더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 피지가 얼마나 나오는지는 피부의 기본적인 경향으로, 최근 생긴 당김이나 따가움은 현재의 상태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흔히 ‘수부지’라고 부르는 피부가 낯설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피지가 많은 것과 피부의 수분이 부족한 것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피지 분비와 피부가 수분을 유지하는 과정은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피지는 많은데 피부가 당기는 이유, ‘건조하면 피지가 더 나온다’는 말이 맞는지, 원래 민감한 피부와 최근 예민해진 피부는 어떻게 다른지는 다음 글에서 따로 살펴볼 예정이다.
지금은 이것만 기억해두면 된다.
원래 내 피부가 어떤 편인지와 요즘 내 피부가 어떤지는 같은 질문이 아니다.
모공이나 여드름도 피부 타입과 따로 보자
피부 타입을 알고 싶은 이유는 결국 내 피부를 더 잘 이해하고, 지금 신경 쓰이는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나눠보자.
피지가 많은 것은 평소 피부의 경향이다.
최근 피부가 당기거나 평소보다 쉽게 따가워진 것은 현재의 상태다.
블랙헤드와 화이트헤드, 여드름, 건조함과 속당김, 색소 침착, 홍조, 주름과 탄력 저하는 지금 해결하고 싶은 피부 고민이다.
이 셋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지성이라고 반드시 여드름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여드름이 있다고 반드시 지성인 것도 아니다. 코에 블랙헤드가 있다고 얼굴 전체의 피지를 강하게 제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 피부를 볼 때는 세 가지 질문으로 나누어 생각하면 된다.
평소 내 피부는 어떤 편인가.
최근 달라진 것이 있는가.
지금 가장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가.
이 세 가지가 구분되면 피부를 하나의 타입에 억지로 맞추기보다, 지금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가 훨씬 분명해진다.
이제 가장 신경 쓰이는 문제부터 보면 된다
여기까지 왔다면 자신의 피부를 완벽하게 정의할 필요는 없다.
코의 점이나 오돌토돌한 좁쌀, 넓어 보이는 모공이 가장 신경 쓰인다면 모공이 왜 막히고 눈에 띄는지부터 보면 된다. 붉고 아픈 트러블이 반복된다면 여드름이 생기는 과정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좋다.
세안 후 당김이나 각질, 속건조가 가장 불편하다면 피부가 수분을 유지하는 과정과 건조함을 살펴볼 수 있다. 여드름이 지나간 뒤의 자국이나 잡티가 고민이라면 색소 침착을, 쉽게 붉어지고 화끈거린다면 홍조와 민감성을 살펴볼 차례다. 피부결과 처짐, 잔주름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면 피부 구조와 탄력의 변화가 다음 질문이 된다.
한 사람에게 여러 고민이 함께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럴 때는 모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지금 무엇을 유지하고, 줄이고, 미루고, 새로 시작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기준도 별도의 글에서 다뤄볼 예정이다.
피부를 정확한 한 단어로 정의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평소 반복되는 경향을 보고, 최근 달라진 상태를 구분한 뒤, 지금 가장 신경 쓰이는 문제를 찾는다.
그 정도면 피부 관리를 시작할 좌표로 충분하다.
마지막 섹션은 기존처럼 아직 존재하지 않는 글의 제목을 [링크] 형태로 나열하지 않도록 바꿨어. 그래서 이 글 하나만 먼저 발행해도 미완성 허브처럼 보이지 않고, 나중에 Core Topic이 발행되면 해당 문장에 자연스럽게 내부 링크만 입힐 수 있어.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한 번 시험하기보다 평소 피부를 관찰해보면을 내 피부 타입은 이렇게 관찰해보면 된다로 바꾼 거야. 앞부분에서 계속 “이것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기 때문에, 그 뒤에는 독자에게 명확하게 “그래서 이렇게 해보면 된다”를 주는 편이 좋아. 이 덕분에 글이 피부 타입 분류법을 비판하기만 하고 끝나는 느낌도 상당히 줄어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