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친환경

세탁세제를 대신할 수 있는 성분들

IMI 2026. 8. 15. 17:30

이 글의 핵심

세탁소다,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는 모두 세탁에 사용할 수 있지만, 셋이 하는 일은 꽤 다르다. 세탁소다는 세탁수의 알칼리성과 경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고, 베이킹소다는 세탁 보조제로 사용되지만 실제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한적이다. 과탄산소다는 산화 작용을 이용해 얼룩을 표백하는 역할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일반 세탁세제와 같은 의미로 보기는 어렵다. 계면활성제처럼 기름성 오염을 물에서 분리하고 분산시키는 역할까지 모두 대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용 후의 환경 영향도 각 물질마다 다르게 봐야 한다. 단순한 무기 성분이거나 물에서 분해된다고 해서 환경 부담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대신하지 못하는지, 사용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해 보여도 하는 일은 다르다 핵심 ↩

베이킹소다와 과탄산소다는 주방이나 청소용품으로도 익숙하고, 세탁소다 역시 세탁에 사용할 수 있는 가루로 판매된다. 그래서 세 가지를 모두 비슷한 종류의 ‘천연 세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세탁에서 맡는 역할은 서로 다르다.

세탁소다는 탄산나트륨이라는 알칼리성 물질이다. 물에 녹으면 세탁수의 알칼리성을 높이고, 물속의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경도 성분이 세탁을 방해하는 것을 줄이는 builder 역할도 할 수 있다.

베이킹소다는 탄산수소나트륨이다. 세탁소다보다 알칼리성이 약하다. 세탁 보조제나 냄새를 줄이기 위한 용도로 흔히 사용되지만, 실제 가정 세탁에서 의미 있는 탈취 효과를 내는지 직접 확인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과탄산소다는 조금 다르다. 물에 녹으면 과산화수소를 공급하고, 이 물질의 산화 작용을 이용해 색을 만드는 물질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세 가지 가운데 표백이라는 역할이 가장 분명하다.

이처럼 이름과 형태는 비슷해 보여도 세탁에서 담당하는 기능과 근거 수준은 서로 다르다.

세탁소다는 세탁수의 조건을 바꾼다 핵심 ↩

세탁소다의 중요한 역할은 세탁수가 오염을 제거하기에 유리한 상태가 되도록 돕는 것이다.

세탁소다가 물에 녹으면 물이 더 알칼리성을 띤다. 이런 환경은 피지에 포함된 일부 지방성 오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은 물의 경도에 대한 것이다.

물속의 칼슘과 마그네슘은 일부 계면활성제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탄산나트륨은 이런 경도 성분과 반응해 세탁을 방해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실제 세탁시험에서도 경수에서 builder를 함께 사용하면 계면활성제의 세정 효율이 개선되는 결과가 확인됐다.[1]


그렇다고 세탁소다가 계면활성제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세탁소다는 알칼리성과 경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계면활성제처럼 기름과 물 사이에서 작용해 다양한 기름성 오염을 물속에 분산시키는 성분은 아니다.

일반 세탁세제의 구성과 역할에서 살펴봤듯 세탁세제는 계면활성제뿐 아니라 builder, 효소, 표백 성분 등 서로 다른 기능을 조합해 세탁 성능을 만든다.

따라서 세탁소다는 세탁세제 자체라기보다 세제가 작동하기 좋은 조건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다만 경수에서는 탄산나트륨이 칼슘 등과 반응하면서 잘 녹지 않는 탄산염 침전을 만들 수 있다.[2] 상용 세제에는 여러 성분이 함께 배합되기 때문에 탄산나트륨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와 조건이 같지는 않다.

따라서 세탁소다를 많이 넣는다고 세탁력이 계속 좋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경수가 심한 환경에서는 세제를 대신해 단독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보조 성분으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하다.

베이킹소다는 효과를 과대평가하기 쉽다 핵심 ↩

베이킹소다는 세탁소다와 이름도 비슷하고 화학적으로도 가까운 물질이지만, 알칼리성은 훨씬 약하다.

가정에서는 빨래 냄새를 줄이기 위해 베이킹소다를 사용하는 방법이 흔히 소개된다. 산성 물질과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냄새를 줄인다는 설명도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실제 가정 세탁 조건에서 베이킹소다를 넣었을 때 옷의 냄새가 의미 있게 줄어드는지를 직접 확인한 연구는 이번 조사에서 찾기 어려웠다.

다른 환경에서 냄새 성분과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탁기 안에서도 충분한 탈취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세정력도 마찬가지다.

베이킹소다는 세탁소다보다 알칼리성이 약하기 때문에, 세탁소다와 같은 수준의 알칼리 보조제로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계면활성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름성 오염을 물속에 분산시키는 기능도 대신하지 못한다.

따라서 베이킹소다는 세탁에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이라기보다, 세제를 대신하거나 세탁 성능을 크게 높여준다고 기대할 근거가 부족한 보조제에 가깝다.

과탄산소다는 표백에 강하다 핵심 ↩

과탄산소다는 세 가지 가운데 가장 뚜렷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과탄산소다는 물에 녹으면서 탄산나트륨과 과산화수소를 공급한다. 과산화수소는 얼룩의 색을 만드는 구조를 산화시켜 색을 줄이는 데 이용된다. 흔히 이를 산소계 표백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차나 와인처럼 색을 띠는 얼룩이나 흰옷의 변색을 처리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과탄산소다는 물에 넣는 순간 모든 온도에서 같은 표백력을 내는 것은 아니다.

과산화수소를 이용한 표백 반응은 온도와 시간의 영향을 받고, 낮은 세탁 온도에서는 반응이 충분히 빠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상용 세탁세제에서는 낮은 온도에서도 표백 반응을 높이기 위해 TAED 같은 표백 활성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3]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표백과 세탁은 같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탄산소다는 색을 만드는 물질을 산화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계면활성제처럼 기름성 오염을 유화하고 다양한 오염을 물속에 분산시키는 기능까지 맡지는 않는다.

따라서 과탄산소다는 일반 세탁세제를 통째로 바꾸는 물질이라기보다 필요할 때 표백 기능을 추가하는 보조 성분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사용하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핵심 ↩

이 세 가지를 친환경적인 세탁 대용품으로 볼 때는 사용 후 환경에서 어떻게 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세탁소다와 베이킹소다는 유기물이 아니라 무기염이다. 따라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 사용하는 ‘생분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탄산나트륨은 물에 들어가면 나트륨 이온과 탄산계 성분으로 존재하고, 주변의 pH와 수질 조건에 따라 탄산염과 탄산수소염 등의 평형에 들어간다. 높은 농도에서는 pH 상승 자체가 수생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환경 위험은 배출 농도와 희석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4]

베이킹소다 역시 무기염이므로 ‘잘 생분해되는 물질’이라고 설명하기보다는 물속에서 탄산계 성분으로 존재한다고 이해하는 편이 적절하다. 다만 이번에 최종 각주로 확인한 OECD 자료는 탄산나트륨에 대한 평가이므로, 베이킹소다의 환경 영향을 탄산나트륨과 동일하다고 단정하지는 않는 편이 안전하다.


과탄산소다는 물에 녹으면서 탄산나트륨과 과산화수소를 공급한다. 과산화수소는 환경에서 분해되며, HERA의 환경위해성 평가에서도 가정용 세정제품에 사용되는 과탄산소다의 환경 거동과 위해성이 별도로 평가되어 있다.[5]

그렇다고 세 물질을 ‘환경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세제’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높은 농도에서 나타나는 물질 자체의 위해성과 실제 가정 세탁 후 희석된 배수가 만드는 환경 위험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반대로 단순한 무기 성분이거나 분해되는 물질이라는 이유만으로 환경 부담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세 물질의 환경성을 판단할 때는 ‘천연인가’, ‘생분해되는가’보다 어떤 형태로 물에 들어가고, 실제 사용 조건에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그래서 세 가지를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을까 핵심 ↩

이제 세 가지의 위치가 조금 분명해진다.

세탁소다는 세탁수의 알칼리성과 경도를 조절하는 데 의미가 있고, 과탄산소다는 표백과 특정 얼룩 제거라는 분명한 기능이 있다.

베이킹소다는 세탁 보조제로 흔히 사용되지만, 실제 가정 세탁에서 탈취나 세정 성능을 얼마나 높이는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세 가지 모두 일반 세탁세제를 통째로 대체하기보다는 특정 기능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보조 성분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구분 세탁소다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주된 역할 알칼리성·경도 조절 근거가 제한적인 세탁 보조 산소계 표백
잘하는 일 세제가 작동하기 좋은 조건을 만드는 데 도움 세탁에서 뚜렷하게 확인된 기능이 적음 색을 띠는 얼룩의 표백
일반 세제 대체 어려움 어려움 어려움
환경에서 볼 점 무기염, 탄산계 평형과 pH 무기염, 환경성을 단순 비교하기 어려움 과산화수소의 분해와 탄산나트륨
주의할 점 경수에서 탄산염 침전 가능 탈취·세정 효과를 과대평가하지 않기 저온에서는 표백 반응이 느릴 수 있음

이렇게 보면 세 가지를 하나의 ‘친환경 세제’로 묶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탁소다는 세탁 조건을 조절하는 성분, 과탄산소다는 필요할 때 표백 기능을 추가하는 성분으로 역할이 비교적 분명하다.

반면 베이킹소다는 흔히 알려진 사용법에 비해 실제 세탁 효과를 보여주는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세제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대체재로 기대할 이유는 크지 않다.

정리

세탁소다,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는 모두 세탁에 사용할 수 있지만, 이들을 하나의 ‘천연 세제’로 묶으면 중요한 차이가 사라진다.

세탁소다는 세탁수의 알칼리성과 경도를 조절해 세제가 작동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베이킹소다는 세탁 보조제로 흔히 사용되지만, 실제 가정 세탁에서 탈취나 세정 효과를 얼마나 높이는지는 근거가 부족하다. 과탄산소다는 산소계 표백이라는 분명한 기능이 있지만, 일반 세제의 계면활성제 역할까지 대신하지는 않는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단순히 ‘천연’, ‘생분해’라는 말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세탁소다와 베이킹소다는 무기염이고, 과탄산소다에서 나온 과산화수소는 환경에서 분해된다. 동시에 농도와 사용 조건에 따른 영향도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이 세 가지는 ‘세탁세제를 없애는 방법’이라기보다, 필요한 기능이 있을 때 골라 사용하는 보조 성분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참고자료

[1]: Umber JJ, Brown DM, Cameron BA, Gregson K. The effect of water hardness on washing performance of built and unbuilt surfactants. Journal of Consumer Studies & Home Economics (1992) ↩

[2]: OECD / UNEP. SIDS Initial Assessment Report for Sodium Carbonate (CAS 497-19-8). SIAM 15 (2002) ↩

[3]: Bianchetti GO, Devlin CL, Seddon KR. Bleaching systems in domestic laundry detergents: a review. RSC Advances (2015) ↩

[4]: OECD / UNEP. SIDS Initial Assessment Report for Sodium Carbonate (CAS 497-19-8). SIAM 15 (2002) ↩

[5]: HERA. Sodium Percarbonate (CAS 15630-89-4). Human and Environmental Risk Assessment on Ingredients of European Household Cleaning Produc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