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펴본 친환경 세탁 대안에는 모든 면에서 가장 좋은 하나의 선택이 없었다. 어떤 제품은 포장과 운송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고, 어떤 제품은 특정 세탁 기능을 보완한다. 반면 친환경적인 이미지에 비해 실제 세정 성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약한 제품도 있었다.
실생활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택은 충분한 세정력을 가진 세제를 기본으로 두고, 제품 형태와 사용량, 세탁 온도에서 환경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가루세제나 농축 제품처럼 제품량과 포장을 줄이기 쉬운 형태를 살펴볼 수 있지만, 제형 하나만으로 환경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소프넛은 실제 계면활성 성분을 가진 식물 원료지만 말린 열매를 세탁기에 넣는 방식의 세정 성능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마그네슘을 비롯한 세탁볼도 세제 사용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고, 세라믹·자석 세탁볼은 현재 근거로는 추천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친환경 세탁 대용품을 한 줄로 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정력과 환경성을 비교하면 가장 좋은 제품이 하나쯤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교할수록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액상세제와 가루세제는 모두 충분한 세정력을 낼 수 있지만 제품에 포함된 물의 양과 포장, 사용 편의성이 다르다. 과탄산소다는 일반 세제를 대신하지 못하지만 표백이 필요한 순간에는 유용하다. 소프넛에는 실제 계면활성 성분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완성된 세탁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친환경성도 마찬가지다. 식물 원료인지, 플라스틱을 얼마나 사용하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세탁의 환경 부담에는 세제의 제형과 사용량뿐 아니라 세탁 온도와 세탁기의 에너지 사용 등 여러 변수가 함께 영향을 준다.[1]
그래서 이번 비교에서는 단순한 친환경 순위보다 각 대안이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포기하며, 실제 세탁에 어느 정도까지 맡길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 선택지 | 분명한 장점 | 한계 | 최종 판단 |
|---|---|---|---|
| 농축 액상세제 | 세정력·편의성 | 제품에 따라 용기와 제형의 부담이 다름 | 현실적인 기본 선택 |
| 가루세제 | 세정력, 낮은 수분 함량, 포장을 단순화할 여지 | 계량·용해 등 사용성이 제품과 조건에 따라 달라짐 | 좋은 기본 선택이 될 수 있음 |
| 고체·타블렛 세제 | 정량 사용, 적은 수분과 포장 가능성 | 제품별 성능·성분과 환경 부담 차이 | 제품별 확인이 필요 |
| 세탁시트 | 가볍고 보관·운반이 편리함 | 세정 성능과 PVA 등 성분을 함께 봐야 함 | 편리하지만 우선 추천할 이유는 제한적 |
| 세탁소다·과탄산소다 | 알칼리 조절·표백 등 특정 기능 | 일반 세제를 대신하지 못함 | 필요한 경우 유용한 보조제 |
| 소프넛 | 사포닌이라는 식물성 계면활성 성분 | 말린 껍질의 실제 세탁 성능 근거가 약함 | 주 세제로는 추천하기 어려움 |
| 마그네슘 | 반복 사용을 전제로 한 대체 세탁제품 | 세정력과 세제 절감 효과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음 | 적극적으로 추천할 근거가 부족 |
| 세라믹·자석 세탁볼 | 반복 사용 가능 | 핵심 세정 주장의 근거가 약함 | 추천하기 어려움 |
이렇게 놓고 보면 접근 방식의 차이가 선명해진다.
가루세제와 타블렛은 기존 세탁세제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제형과 포장을 바꾸는 접근이다. 세탁소다·과탄산소다 같은 천연 성분은 특정 기능만 맡는다. 소프넛과 각종 세탁볼은 일반 세제 자체를 줄이거나 대신하려는 쪽에 가깝다.
문제는 뒤로 갈수록 줄인 세제의 세정력을 무엇이 대신하는가가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환경 부담만 생각하면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빨래가 제대로 씻기지 않아 다시 세탁한다면 계산이 달라진다.
세탁에는 물과 전기가 들고, 온수를 사용하면 물을 데우는 에너지도 필요하다. 세정력이 부족해 다른 세제를 추가하거나 재세탁해야 한다면 처음에 줄인 성분과 포장의 장점도 일부 상쇄될 수 있다.
반대로 세정력이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환경 부담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같은 세탁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제품량과 포장을 줄이고 낮은 온도에서 충분히 세탁할 수 있는 조건이 유리할 수 있다.
실제 유럽 가정 세탁의 생애주기 온실가스 배출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세제의 형태와 사용량, 세탁 온도, 세탁기의 에너지 사용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특정 제형 하나만으로 환경적 우위를 정하기는 어렵다.[2]
그래서 세탁 대안을 비교할 때는 ‘천연인가’, ‘플라스틱이 없는가’ 같은 하나의 특징보다 한 번의 세탁으로 필요한 결과를 얻기 위해 무엇이 들어가는가를 보는 편이 낫다.
이번 비교를 거친 뒤에도 가루세제와 농축 제품은 현실적인 기본 선택으로 남았다.
이들의 장점은 세제를 없애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충분한 세정력을 가진 세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제품에 따라 수분 함량이나 사용량, 포장을 줄일 여지가 있다. 세정력이 충분하다면 별도의 대체재를 추가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모든 가루세제와 고체 세제가 모든 액상세제보다 환경적으로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환경 부담은 원료와 농축도, 포장, 필요한 사용량과 세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농축 액상세제도 그래서 탈락하는 선택지는 아니다. 사용하기 쉽고 필요한 세정력을 내는 제품을 적정량 사용한다면 현실적인 기본 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액상세제를 사용하고 있다면 남은 제품을 버리고 새 제품으로 바꾸기보다 다 사용한 뒤 다음 선택을 고민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내가 가루·고체 제품을 살펴보는 이유는 무조건 더 친환경적이어서가 아니라, 세정력을 유지하면서 제품량과 포장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찾기 쉽기 때문이다.
처음 소프넛을 살펴봤을 때는 꽤 매력적인 대안처럼 보였다. 식물 껍질에 사포닌이라는 계면활성 성분이 들어 있고 반복해서 사용할 수도 있으니, 가벼운 빨래에서 일반 세제 사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생각하기 쉬웠다.
하지만 사포닌의 성질과 실제 세탁 성능은 구분해야 했다.
가정용 세탁기를 이용한 비교시험에서는 말린 소프넛을 사용했을 때 시험한 표준 오염의 제거 정도가 물만 사용한 세탁과 비슷했고, 일반 분말세제는 시험한 모든 오염에서 더 높은 세정력을 보였다.[3]
이 시험 하나로 모든 빨래에서 소프넛이 물과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반대로 ‘가벼운 일상복이라면 충분하다’고 말할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온도를 높이면 사포닌이 껍질에서 더 쉽게 추출될 수 있지만, 이것 역시 특정 온도에서 충분한 세정력이 나온다거나 그 온도가 소프넛 세탁의 최적 조건이라는 뜻은 아니다. 미리 따뜻한 물에 불리거나 추출액을 만드는 방법도 추출을 돕는 방법이지 세탁 성능 자체를 입증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번 비교에서 소프넛은 환경성이 높은 세제 대안이라기보다, 흥미로운 식물성 계면활성 성분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가정 세탁의 대안으로서는 근거가 제한적인 선택지로 남았다.
처음의 판단이 왜 달라졌는지는 소프넛을 실제 사용한 뒤 다시 검토한 글에 따로 정리했다.
모든 대안이 주 세제가 될 필요는 없다.
과탄산소다는 대표적인 예다. 과탄산소다는 물속에서 과산화수소를 공급하는 산소계 표백제로 세탁세제의 표백 시스템에도 이용된다.[4] 따라서 표백이 필요한 상황에서 일반 세제에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세탁소다는 알칼리성을 높여 세탁 조건을 조절하는 보조제로 사용할 수 있다. 베이킹소다는 그보다 약한 알칼리성을 가지고 있어 세정의 중심보다는 제한적인 보조 용도에 가깝다.
이런 재료의 장점은 역할이 비교적 분명하다는 데 있다. 세제를 없애는 만능 대체재로 기대하기보다 필요한 기능이 있을 때만 꺼내 쓰는 도구로 보면 활용하기 쉽다.
마그네슘은 조금 다르다. 세탁용 마그네슘 제품은 세제를 줄이거나 대신하는 용도로 판매되지만, 실제 가정 세탁에서 어느 정도의 세정 효과를 내고 세제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세라믹이나 자석 세탁볼도 마찬가지다. 소프넛·세탁볼·세탁 자석 등을 물 세탁과 일반 세제와 비교한 시험에서는 대체 제품들이 물 세탁보다 더 나은 세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5]
각 방식이 어떤 원리로 세제를 대신한다고 주장하는지는 마그네슘·세라믹·자석 세탁볼을 비교한 글에서 따로 살펴봤다.
여러 제품을 비교했지만 실제 세탁의 환경 부담은 세제 용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특히 세탁 온도는 세탁기의 에너지 사용에 직접 영향을 준다. 유럽 23개국의 세탁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모든 세탁을 30℃ 이하로 전환하는 가상 시나리오에서 평균 생애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35% 감소하는 것으로 계산됐다.[6]
그렇다고 모든 빨래를 무조건 찬물로 돌리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기름성 오염이나 냄새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는다면 세제 선택이나 세탁 조건을 조절해야 하고, 섬유와 얼룩의 종류에 따라서도 적합한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세제도 마찬가지다. 많이 넣는다고 계속 잘 씻기는 것은 아니지만 친환경을 위해 무조건 최소량을 쓰는 것도 좋은 기준은 아니다. 세탁물의 양과 오염 정도, 제품 지침에 맞는 양으로 한 번에 충분히 씻는 것이 먼저다.
결국 제품을 바꾸는 것보다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하다. 필요 이상으로 높은 온도를 쓰고 있지는 않은지, 세제를 습관적으로 과다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별다른 필요 없이 여러 보조제를 매번 넣고 있지는 않은지다.
이번 시리즈를 거치고 난 뒤의 선택은 처음보다 단순해졌다.
| 상황 | 우선 고려할 선택 |
|---|---|
| 대부분의 일상 세탁 | 충분한 세정력을 가진 세제를 적정량 사용 |
| 제품량·포장을 줄이고 싶을 때 | 가루세제나 농축·고체 제품을 제품별로 비교 |
| 사용 편의성이 중요할 때 | 농축 액상세제 |
| 흰옷·표백이 필요할 때 | 기본 세제 + 필요할 때 과탄산소다 |
| 특정 세탁 기능이 필요할 때 | 목적이 분명한 보조제만 선택적으로 사용 |
| 소프넛을 이미 가지고 있을 때 | 세정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천에 제한적으로 활용 |
| 세제를 대신할 제품을 찾을 때 | 소프넛·마그네슘·세라믹·자석볼의 대체 효과를 전제로 하지 않음 |
여기서 가장 큰 변화는 ‘친환경 제품’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항상 개선은 아니라는 점이다.
세탁소다도, 과탄산소다도, 건조볼도 필요한 상황에서는 유용하다. 하지만 평소 세제 하나로 충분한 빨래에 여러 친환경 제품을 추가한다고 환경 부담이 계속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사용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더하지 않는 쪽이 오히려 단순하다.
친환경 세탁 대용품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처음 기대했던 완벽한 대체재는 찾지 못했다. 대신 무엇을 바꾸는 것이 비교적 확실하고, 어디에서부터 근거가 불확실해지는지는 조금 더 분명해졌다.
충분한 세정력을 가진 제품 가운데 제품량과 포장을 줄일 수 있는 가루세제나 농축·고체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편의성이 중요하다면 농축 액상세제를 적정량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현실적이다. 과탄산소다처럼 역할이 분명한 보조제는 필요한 순간에 가치를 가진다.
반면 소프넛은 사포닌이라는 실제 계면활성 성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말린 열매를 이용한 세탁 성능은 기대했던 만큼 뒷받침되지 않았다. 마그네슘 역시 세정력과 세제 절감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세라믹과 자석 세탁볼도 현재 근거로 추천하기 어렵다.
결국 이 비교에서 가장 확실하게 남은 방향은 새로운 대체재가 아니었다. 필요한 세정력은 확보하고, 그 상태에서 제품의 형태와 사용량, 세탁 온도, 불필요한 보조제를 하나씩 줄이는 것이었다.
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친환경 제품을 찾는 일이 아니라, 이 선택들을 실제 빨래에 어떻게 적용할지 정리하는 일이다.
[1]: Shahmohammadi S, Steinmann Z, Clavreul J, et al. Quantifying drivers of variability in life cycle greenhouse gas emissions of consumer products—a case study on laundry washing in Europe.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 Cycle Assessment (2018) ↩
[2]: Shahmohammadi S, Steinmann Z, Clavreul J, et al. Quantifying drivers of variability in life cycle greenhouse gas emissions of consumer products—a case study on laundry washing in Europe.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 Cycle Assessment (2018) ↩
[3]: Laitala K, Kjeldsberg M. Cleaning effect of alternative laundry products: A comparison of soap nuts, laundry balls, washing pellets, laundry magnets, water and regular detergent. Household and Personal Care Today (2012) ↩
[4]: Bianchetti GO, Devlin CL, Seddon KR. Bleaching systems in domestic laundry detergents: a review. RSC Advances (2015) ↩
[5]: Laitala K, Kjeldsberg M. Cleaning effect of alternative laundry products: A comparison of soap nuts, laundry balls, washing pellets, laundry magnets, water and regular detergent. Household and Personal Care Today (2012) ↩
[6]: Shahmohammadi S, Steinmann Z, Clavreul J, et al. Quantifying drivers of variability in life cycle greenhouse gas emissions of consumer products—a case study on laundry washing in Europe.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 Cycle Assessment (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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