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 세라믹, 자석 세탁볼은 모두 세제를 대신하거나 줄이기 위한 제품으로 판매되지만, 실제로는 같은 제품이 아니다.
마그네슘은 물과 반응할 수 있는 금속이기 때문에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반응 자체는 존재한다. 하지만 화학 반응이 존재한다는 것과 실제 세탁에서 의미 있는 세정 효과를 낸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세라믹과 자석 세탁볼도 물의 성질을 바꾸거나 세탁력을 높인다는 원리가 제시되지만, 이런 설명이 실제 세탁 성능으로 이어지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가정용 세탁기에서 두 종류의 세탁볼을 일반 세제 및 물 세탁과 비교한 연구에서는 세탁볼이 물만 사용했을 때보다 유의하게 나은 세정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1]
따라서 세탁볼은 광고에서 설명하는 원리가 그럴듯한지보다 실제 세탁에서 그 효과가 확인됐는가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세탁볼은 세제를 대신하거나 세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제품으로 자주 소개된다. 겉보기에는 비슷한 공 모양이지만, 안에 들어 있는 재료와 작동한다고 주장하는 원리는 서로 다르다.
대표적으로 금속과 물의 반응을 이용한다는 마그네슘 제품, 세라믹 구슬이 물의 성질을 바꾼다고 주장하는 세라믹 세탁볼, 자기장이 세탁에 영향을 준다는 자석 세탁볼이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화학적·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 존재하는 것과, 그 현상이 실제 세탁 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세 가지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무엇을 원리로 내세우고 있으며 실제 세탁 성능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지 살펴본다.
마그네슘 세탁용 제품은 금속과 물의 반응을 작동 원리로 설명한다.
마그네슘은 물과 반응할 수 있는 금속이고, 조건에 따라 수산화마그네슘과 수소가 생성될 수 있다. 따라서 마그네슘을 물에 넣었을 때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 자체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곧바로 ‘세탁세제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일반 세탁세제는 계면활성제를 중심으로 여러 성분이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다. 일반 세탁세제의 구성과 역할에서 살펴봤듯, 기름성 오염을 물에 분산시키고 물의 조건을 조절하며 특정 오염을 분해하는 기능이 하나의 제품 안에 함께 들어갈 수 있다.
마그네슘과 물 사이에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고 해서 이런 기능이 모두 생기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세탁 성능이다. 현재 확인한 자료만으로는 마그네슘을 넣었을 때 일반 세제를 어느 정도까지 줄일 수 있는지, 또는 일반 세제 대신 사용할 만큼 충분한 세정력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마그네슘은 작동 원리를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과 세탁세제로서 충분한 성능이 검증됐는지를 따로 판단해야 한다.
세라믹 세탁볼은 마그네슘과 달리 세라믹 구슬이 물의 성질을 바꿔 세탁력을 높인다는 방식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원적외선, 음이온, 물 활성화 같은 표현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설명 자체가 아니라, 실제 세탁에서 물만 사용했을 때보다 오염이 더 잘 제거되는지다.
실제 가정용 세탁기에서 대체 세탁제품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두 종류의 세탁볼을 30℃와 60℃ 면 세탁 조건에서 시험했다. 그 결과 세탁볼은 물만 사용했을 때보다 유의하게 나은 세정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2]
다만 이 연구에서 시험한 세탁볼의 결과를 시중의 모든 세라믹 세탁볼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제품마다 구성과 주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제 없이 일반 세탁 수준의 세정력을 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면 제품의 원리 설명보다 실제 세탁 성능을 보여주는 근거가 필요하다.
현재 확인한 자료에서는 그런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자석 세탁볼은 자기장이 물이나 세탁 과정에 영향을 주어 세탁력을 높인다는 원리로 판매된다.
하지만 이번에 자료를 다시 확인하면서 자석 세탁볼이 일반적인 가정 세탁에서 물만 사용했을 때보다 오염 제거를 얼마나 향상시키는지 보여주는 신뢰할 만한 직접 비교시험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 점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말과는 다르다.
현재 말할 수 있는 것은 세제를 대신할 만큼의 세정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직접적인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정도다.
따라서 자석 세탁볼 역시 세제를 줄이거나 대신하기 위한 제품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할 근거는 부족하다.
시판 세탁볼 대신 내용물을 면주머니에 넣어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
마그네슘이라면 핵심은 금속과 물의 접촉이고, 세라믹 제품의 주장대로라면 세라믹 구슬 자체가 작용해야 한다. 자석 제품도 자기장이 핵심이라는 설명을 따른다면 플라스틱 케이스 자체가 세정 성능을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케이스를 무엇으로 바꾸느냐보다 그 내용물이 실제 세탁 효과를 내는지가 먼저다.
세라믹이나 자석 세탁볼의 세정 효과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면, 플라스틱 케이스를 면주머니로 바꾼다고 해서 세탁 대안으로서의 근거가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마그네슘 역시 면주머니에 넣는다고 일반 세제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새롭게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별도의 내용물과 면주머니를 새로 구매하기보다는 먼저 그 제품 자체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편이 더 단순하다.
세탁볼을 완전한 세제 대체재가 아니라 세제 사용량을 줄이는 보조제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확인해야 할 것은 간단하다.
세탁볼을 함께 넣었을 때 같은 양의 세제만 사용한 경우보다 실제 세정력이 좋아지는가.
현재 확인한 연구에서는 일반 세제를 권장량의 절반만 사용했을 때도 여러 오염에서 권장량 전체를 사용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세정 결과가 나타났다.[3]
하지만 이것은 세탁볼 덕분에 세제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세제 자체를 줄여도 일부 조건과 오염에서는 충분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가깝다.
따라서 세탁볼을 넣었다는 이유로 일반 세제 사용량을 절반이나 특정 비율로 줄일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제를 줄이고 싶다면 세탁볼의 존재를 감량 기준으로 삼기보다, 제품의 권장 사용량과 세탁물의 양, 오염 정도를 기준으로 조절하는 편이 낫다.
세탁볼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세탁볼 하나로 오랫동안 세제를 줄이면서 같은 세정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세제 사용량과 포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장점은 실제로 세제 사용을 줄여도 필요한 세정력이 유지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현재 확인한 가정용 세탁 비교시험에서는 시험한 두 종류의 세탁볼이 물만 사용한 세탁보다 유의하게 나은 세정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일반 세제는 물이나 대부분의 대체 세탁법보다 더 나은 세정 효과를 보였다.
또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에도 원료와 제조, 포장과 운송이 필요하다. 세정력이 부족해 재세탁까지 한다면 물과 에너지도 추가로 사용한다.
따라서 반복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 하나만으로 세탁볼을 친환경적인 세제 대체재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미 가지고 있는 제품이라면 실제 세탁 결과를 보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세제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새 세탁볼을 구매해야 할 근거는 현재로서는 충분하지 않다.
세탁볼은 모두 같은 제품이 아니다. 마그네슘, 세라믹, 자석 제품은 서로 다른 원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친환경 세탁 대안으로 평가할 때는 원리가 그럴듯한가보다 실제 세탁에서 효과가 확인됐는가가 더 중요하다.
마그네슘은 물과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출발점은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일반 세탁세제의 기능을 대신하거나 세제를 일정량 줄일 수 있다고 말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가정용 세탁 비교시험에서 시험한 두 종류의 세탁볼도 물만 사용한 세탁보다 유의하게 나은 세정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자석 세탁볼 역시 세제를 대신할 만큼의 효과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근거를 이번 조사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 근거에서는 세탁볼을 일반 세제를 대신하거나 세제 사용량을 예측 가능한 만큼 줄여주는 제품으로 추천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세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세탁 성능을 유지하면서 환경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다.
[1]: Kruschwitz A, Augsburg A, Stamminger R. How Effective are Alternative Ways of Laundry Washing? Tenside Surfactants Detergents (2013) ↩
[2]: Kruschwitz A, Augsburg A, Stamminger R. How Effective are Alternative Ways of Laundry Washing? Tenside Surfactants Detergents (2013) ↩
[3]: Kruschwitz A, Augsburg A, Stamminger R. How Effective are Alternative Ways of Laundry Washing? Tenside Surfactants Detergents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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